난방비 폭탄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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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난방비 '폭탄'이 화제다. 필자는 대선 이전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 한국도 에너지 위기의 영향을 받아 모든 것의 가격이 기록적으로 올라갈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그해 여름 언론사 기자가 한국에서는 위기가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묻자 에너지 요금이 현실화되기 시작하면 모든 국민들이 느낄 것이라 말했었는데 이것이 현재 난방비로 터져 나온 것이다.
연초부터 가스·전기료 인상에 따른 ‘난방비 폭탄’으로 시끄럽다. 필자는 지난 대선 이전에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 우리나라도 에너지 위기의 영향으로 가격이 기록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것이 난방비 폭탄으로 현실화됐다. 난방비 폭등의 책임을 놓고 여야 정치권에서는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일각의 주장처럼 정치적인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난방비 급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다수의 언론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탓을 한다. 이 역시 위기를 심화시킨 것일 뿐 근본 원인은 못 된다.
정치권은 서로의 탓을 하며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일정 부분 그런 영향도 아주 없진 않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다수의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탓을 하고 있는데 역시 이것도 위기를 심화시킨 것이지 위기의 원인은 아니다. 그동안 유럽은 재생에너지가 폭염과 한파에 기대했던 전력을 생산하지 못할 경우 천연가스에 의존해오다 2021년 9월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주변국들 역시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해 수력발전 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생긴 에너지 부족으로 모든 화석연료의 가격이 기록적으로 올라갔다. 석유를 제외하면 로컬 시장이었던 천연가스와 석탄이 부족한 에너지를 메꾸기 위해 동원되면서 글로벌 부족을 야기했고 이들을 연료와 원료로 쓰는 모든 산업에 이전되어 선진국들은 30~40년 만의 기록적 물가 상승을 11월부터 경험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같은 달 파월은 일시적이라는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면서 구조적 인플레가 고착화되었고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는 분자로 이루어진 모든 것이 부족하고 가격이 올라간다는 분자 위기를 언급했는데 이것은 모두 전쟁 이전에 벌어진 일들이다. 자국의 천연가스 의존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천연가스 현물 공급처인 야말 라인을 중단시키면서 테스트해 보고 확신을 한 푸틴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공격했고 이후 화석연료와 전기·난방요금은 극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유럽은 폭염과 한파로 신재생에너지가 제대로 생산되지 못하면 천연가스에 의존해오다 2021년 9월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고 주변국들도 가뭄 등 기후변화로 수력발전 등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생긴 에너지 부족으로 모든 화석연료의 가격이 치솟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에너지난은 전기 및 난방요금 급등과 함께 기록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난방비 폭탄이 왜 발생했는지 알지 못하는 야당은 정부 대책이 없다고 비난하지만 현재 전 세계 어디도 대책은 없다. 재생에너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해 이를 대체해야 할 화석연료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유럽은 장작과 쓰레기, 말똥까지 태우고 있고 미국은 2021년부터 장작과 나무 스토브를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폴란드와 독일은 부족한 에너지를 유지 보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저탄소 설비가 없는 석탄발전으로 메꾸면서 한국보다 월등히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에너지 요금과 물가 급등은 우리의 문제라기보다 '저들의 문제'이다. 그러니 그들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
야당은 정부에 대해 난방비 폭탄에 대한 근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고 비난하지만 전 세계 어느나라도 현재로선 뽀족한 수단은 없다. 재생에너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해 이를 대체해야 할 화석연료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해지자 유럽은 장작과 쓰레기, 말똥까지 태우고 있고 미국은 2021년부터 장작과 나무 스토브를 찾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폴란드와 독일은 부족한 에너지를 유지 보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탄소저감 설비가 없는 석탄발전으로 충당하면서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의 에너지요금인상과 물가 급등은 우리 내부의 문제도 있지만 외부의 영향이 더 크다. 따라서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 국가들이 기존의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에너지요금 급등과 물가 상승 문제의 해소는 요원하다.
여당의 이전 정부 가격 인상 연기가 원인이라지만 이는 일부분만 사실이다. 2021년 LNG 가격 급등으로 가스공사는 8차례 가스 요금 인상을 요청했지만 지난 정부에서 묵살했고 이것이 최근 요금 인상을 한 원인 중의 하나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원가 이하의 에너지 요금을 지속적으로 방치하면서 구조적 문제가 되었는데 이는 여야에게 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번 정부에 청구서로 돌아온 것이다.
여당도 문재인정부의 에너지 요금인상 유보정책 탓으로 돌리지만 이 또한 일부만 맞는 얘기다. 2021년 LNG 가격 급등 등으로 한국가스공사는 8차례 가스 요금 인상을 요청했지만 당시 문재인정부는 이를 계속 묵살했고 이것이 최근 요금 인상을 한 원인 중의 하나인 것은 맞다. 여야도 그동안 표를 의식해 요금인상에 뒷짐을 져왔다. 이전 정부와 국회가 요금인상을 미루면서 결국 요금폭탄으로 이어졌다.
야당의 30조 원 규모의 물가 지원금은 소금물 마시기와 같은데 이는 물가를 더욱 상승시켜 모든 국민들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 등 유럽 일부에서는 조만간 에너지요금 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예정이다. 통화정책은 긴축인데 재정정책이 완화로 가면 물가 상승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는 데다 금리는 계속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국은 균형 잡힌 에너지원을 가지고 있어 이번 위기에 선방하는 중이지만 그렇다 해도 글로벌 위기가 전이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기에 난방비 폭탄을 경험 중이다. 벨기에 총리는 이번 위기를 10년으로 규정했다.
영국 등 유럽 일부에서는 조만간 에너지요금 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한다. 통화정책은 긴축인데 재정정책이 완화로 가면 물가 상승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는 데다 금리는 계속 올려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한국은 균형 잡힌 에너지원을 가지고 있어 이번 위기에 선방하는 중이지만 그렇다 해도 글로벌 위기가 전이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기에 난방비 폭탄을 경험 중이다.
필자는 지난해 한국은 물량이 아니라 가격이 문제라고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이제 많은 국민들은 이 말의 의미를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의 난방비는 유럽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지만 여론을 통한 폭발력은 어마어마했고 여야 모두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며 정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나오고 있다. 2018년 40도가 넘는 폭염에 이전 정권은 오히려 누진제를 완화하며 사실상 전기 요금을 내렸다. 그러나 야당이 집권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당장의 편안함을 추구한 것이 지금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에너지 요금은 계속 올라야 하고 막을 수도 없다. 상승 폭이 커질수록 대중의 분노는 커질 것이나 그렇다고 요금을 내릴 수도 없는데 근본 원인이 한국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된 에너지 정책이 전 세계를 10년의 위기로 몰아넣고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이제 국민들에게 답을 구하고 이를 에너지 믹스에 반영하는 일만 남았다. 비싼 에너지원을 탄소중립이란 이름으로 계속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에너지안보를 최우선으로 저렴한 에너지원을 확보해 위기를 넘길지.'
필자는 지난해 한국은 물량이 아니라 가격이 문제라고 누누이 주장해왔다. 국민들은 난방비 폭탄이 현실화하자 이제 이 말의 의미를 체감하고 있다. 한국의 난방비 수준은 유럽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정부와 여야 모두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며 정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2018년 40도가 넘는 폭염에 이전 정권은 오히려 누진제를 완화하며 사실상 전기 요금을 내렸다. 그렇게 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한 것이 지금 요금 폭탄의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